Etcétera

독일 출장 후기 5 - 하루쯤 재끼기

Coolpepper 2010. 2. 28. 22:09
급기야 crack down stage에 도달했다.
컨퍼런스도 그렇지만 워낙 행사 성격이, 지내보니까 완전 유러피언들끼리의 축제 분위기라
마이너한 우리 아시아계는 잘 낄 수도 없었을 뿐더러 설상가상으로 참가 수도 거의 없었다.

나로서는 이 출장은 처음 온거라, 이게 워낙 유럽에서 하니까 대륙 편중적인
참여가 이뤄진건지 원래가 그런건지 전혀 모르겠다.

어쨌든 분명한건, 느낌이 좋지 않고 나중엔 거의 뭐, 분명히 공식 초대를 해서 정식 등록을 했지만
남의 잔치에 염치없이 낀 거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딱 까놓고 말해 점점 언짢아졌다.
안 그래도 상태도 안 좋은데 여러가지로...이번 출장은 참..생각하기는 싫은 출장이다.

마지막 날은 거기다 세션 일정이 나랑 상관도 별로 없고 관심도 없으며 오후는 거의 주최자들
wrap-up에 계속 박수치고 뭐 그런것 따위라...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까 갈 이유가 없어져버렸다.

그래서 그냥 확 재끼고 베를린 시내-이번엔 Mitte 오른편 동부 박물관 밀집지역-를 돌아다녔다.

그간 나름 헤집고 다녀서 박물관 빼곤 특별히 갈 데도 없는 참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이 많으니까 그 중에 두개만 찍어야지! 했는데,
결국은 저질체력으로 하나 들어가서 반도 안 보고 항복.

페르가몬 박물관에 갔는데, 고대 그리스랑 바빌론 문화유적을 다루고 있는 곳이다.

이젠 학생 요금 적용이 안 되서 거금 10유로나 냈는데도, 아깝다고 생각해도 계속 아깝다며 달려온
지난 날들로 인해 몸이 비명을 지르면서 결국 그냥 나오게 됐다.

게다가 그리스까진 그렇다 쳐도 내가 바빌론 문화를 전혀 모르니까 재미가 없었다. 그런 마당에
엄청 큰 유적잔해들을 봐봐야 무슨 흥미가 생기겠나 -ㅅ-. 유일하게 기억나는 건 페르가몬 유적지
완성추정 건축물이랑 바빌론 느부갓네살 2세 정도에 지어졌다는 벽..

큰 원형 및 축소형 건축도..

두개 다 그 웅장함과 디테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분 발굴 & 복원밖에 안 되서 더 이상 발전시키기 어렵고 또한 갔을 때 계속 보수작업 중이라
한눈에 모든 걸 다 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한 개인이 수없이 작아지는 또 한번의 순간이었다.

아래가 아마도 바빌론 시대 유적..

그 때 신성시 됐다는 걸로 알아들은 이 동물은,
뱀의 머리&목과 사자의 앞발, 새(아마도 매 같은?)의 뒷발과 전갈의 꼬리를 가진, 무려 상상으로 만들어낸
최악의 콤비네이션 동물이다! ㅋㅋㅋ

전부 다 합하자면 뱀의 간사함과 사자의 용맹함, 매 종류의 순발력 그리고 전갈의 위험성을 표시한, 그 시대로서는
가장 포악한 동물의 이미지가 아닐까 한다.

근데 그림만 보면 좀 우습다 ㅋㅋ

이쪽 시대의 동물은 대개 사자나 산양이 중심인데, 난 산양을 보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저런 동물은 있을 수가 없는 조합이라 그런지 몰라도 어쨌든...아 동물이구나 이렇게 끝나진 않고
뭔가 괴기스럽고 그렇더라..

저질 체력을 뒤로 하고 나와서 외형들을 찍기로 했다.

이렇게 곳곳에 박물관이..여기선 Museum Island라고 하나보다..
어쨌든 컨디션 꽈당이라 기회가 와도 잡지 못했고... 바깥 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찍어봤다.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 전광판                                  전광판 정면

겁나게 알기 쉽고 버스들 정확하게 온다 ㅡㅡ;; 저기 2분 전 쓰이면, 어김없이 2분 후에 나타나는 ㅋㅋ 아마도 GPS지 싶지만..

내가 탄 버스는 M19랑 M29..가는 나라가 위험하지 않으면 대중교통도 이용해 보곤 하는데 버스들도 괜찮더라
특히 2층으로 돼있어서 바깥 구경하기도 좋았다.


지하철 역. ㅋㅋ 왼쪽 위가 입구인데 럭셔리 ㅎㅎㅎ

지하철은 우리나라보다 좁고(약간 일본 지하철 정도 크기) 수동개폐라 신선했다. 프랑스 빠리는 문고리 돌리는 거였는데 여긴 누르면 푸쉭.

그리고 저런 곰은 베를린 곳곳에 있다. 곰이 무슨 상징인가보다(암것도 모름 ㅋㅋ)

전의 포츠다머에 이은 알렉산더 플라츠!

아...사진 한개에서 두개로..두개에서 세개씩으로..점점 귀찮아지고 있다.

암튼 여기가 또다른 플라츠. 날씨가 하루도 안 빼고 꾸리꾸리해서 영 분위기가 안 산다.


두번째 베를린 돔이랑 네번째 카이저 빌헬름 빼곤...어딘지 모르지만 랜드마크 같아서 찍음 ㅎㅎ
이래서 도시 공부 안하고 가면 이꼴이 돼 흣

이 때 쯤 이미 마음은 내 방에 와있었다. 아...힘든 하루하루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