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idos e Instrumentos
오래 쥐고 있을 때 나오는 내공
Coolpepper
2011. 2. 1. 00:09
고작 이 실력갖고 참 부끄러운 얘기지만
베이스란 악기를 접한지가 10년이고 11년째에 들어서고 있다. ㅡㅡ;
그동안 베이스를 내 손안에서 자유롭게 다루는 법은 고사하고
아직 남들 한번씩 다 빠져본다는 슬랩에도 열정을 피우지 않은 상태로 테크닉이랑은 먼,
지극히 편안한 연주만 해오고 있으시다 ㅋㅋ
멋있는 라인을 들으면 물론 따라하고 싶다. 그러나 게으름이 주 원인으로, 아직까진 요원한 바램으로..
은근 오랜 세월에 비해 너무 해놓은 게 없단 자괴감이 주기적인 싸이클로 날 괴롭히던 중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배운 게 있다.
연습을 하겠다고 악기 잡고 어쩌다 친구랑 통화를 하면서
악기 자체의 무게도 있고 하니까 이리저리 무게중심을 옮기다가 반대로 함 잡아봤는데
오..왼손 운지를 오른쪽으로 하려니까 전혀 안 되는거임! @.@
새끼손가락이 4프렛에 안 닿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부들부들 떨려서 제대로 짚이지도 않는
나머지 손가락들!
그리고 왼손 검지 중지의 핑거링..가관이었다 ㅋㅋㅋ
적지 않은 세월을 그냥 잡고만 있은 셈이지만, 그냥 그걸로 쌓인 내공이 있었던 거다.
나는 짜리몽땅한 손가락에 자그마한 손이라 원랜 기타치기에조차 이상적인 손이 못 된다.
못할거야 없지만 고생을 더 하니까..
하물며 프렛간격도 넥 길이도 줄 간격도 모조리 기타보다 넓고 길고, 커다란 데다 무겁기까지 한
베이스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1-4프렛 크로매틱 스케일.. 큰 탈없이 누른다.
이걸 대수롭지 않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늘부로 생각이 좀 바꼈다.
그래, 오만가지 화려한 테크닉을 갖추지 않아도 물 흐르듯 치는 핑거링도 얼마나 하기 어려운 건데.
다른 걸 못해서라곤 하지만 이것만 쭉 해오니 아무 어려움 없이 하잖아.
정말 물 흐르듯 잘 치는 것도 아니지만. ㅋ 한달 후에 있을 수련회 땐 기본기가 모질라서 엄하게
뚝뚝 끊는 연주 하지말잔 의지로 매일 1시간 크로매틱 하고 연습돌입 하기로 했다.
오늘 이틀 째.. 역시나 팔뚝 근육과 왼쪽 새끼손가락 기둥(첫째 둘째 마디)의 저림..
그리고 새끼손가락, 검지의 끝마디가 붓고 왼손이 고생이지만.. 이미 오랜 세월의
집념아닌 집념으로 오른쪽 손가락보다 세진 나의 원군 왼손이니까. 잘 견뎌내리라 믿어 : )
아..오래 쥐고 있었단 사실이 뿌듯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