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idos e Instrumentos

일단 질러봐!-4. Lifetrons DrumBass Leather Speaker (LT-8006)

Coolpepper 2010. 3. 8. 13:20
독일 출장 가는 길에 질렀다는 미니 스피커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자.

사실은 전자기기 계통은 아예 살 생각이 없었다.
갈 때 엄마 옷이며 향수, 부탁 받은 시계와 파우더, 내가 산 섀도우랑 시계까지
은근 잡동사니(?)로 이미 입국 구매한도가 확 넘어버린 시점에서 또 전자기계에
눈이 홱 돌아버리면 자칫 너무 스릴넘치는 귀국을 할 거 같아서였다.

산요 작티 방수캠을 못 산게 아직도 후회스럽지만 그래서 근처에 가지도 않았었다.
(사실 산요가 공항에 입점해 있는지 어떤지도 모른다;;)

요는, 어쨌든 나로선 최선을 다했다는 것.

비행기 타고선 들고간 책을 바로 펼칠 생각도 안 나고
이륙 전 난 주로 앞주머니에 꽂힌 책들을 전부 다 본다.

그냥..그래야 왠지 비행기 탄거 같아서 ㅋ 거기다 오랜만이고..
(장시간 비행은 7년만이기 때문에 혼자 내심 굉장히 들떠있었다).

향수와 초콜렛과 주얼리의 유혹을 넘어서 책을 덮으려는 찰나에 눈에 띈 한 제품.
바로 Lifetrons의 완전 초미니 스피커.

뿅~ 가로세로 5Cm 미만!!

아주 조그마한 녀석이다.
카탈로그로 봤을 땐 이거보다 훨 크지 싶었는데, 승무원한테 조그만 스피커 주세요 라고 했더니
완전 앙증맞은 박스 하나를 건네주는 것이다.

조금 황당...

그리고 조금 불안해졌다. 가격은 $35 에다가 이렇게 작으면 어떤 소리가 나는지 감이 안 잡혔기 때문이다.
어쨌든 짐을 풀고 호텔에서 켜봐야 알 수 있는거니 궁금한 마음을 뒤로 하고 그 담부턴 막 퍼잤다 ㅡㅡ;

호텔에서는 제대로 찍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찍었지만.. 아무튼 풀세트는 아래.

박스, 파우치, 스피커, 연결선.

충전은 usb 통해 컴퓨터 전원 활용이고, spare 밧데리 slot은 없다.
뭐 컴에 꽂아두면 되는거니깐..

자. 일단 그들이 말하는 스펙을 보자.

크기: 43 x 43 x 44 (mm)
출력: 3W
무게: 54g
충전: 3.5시간
재생: 9시간
특성: 3.5mm 오디오 인풋 - 추가 스피커 연결 가능

옆모습은

모양은 참 맘에 든다. 그냥 들고 다니면 스피커인지도 모를 거 같고
비누곽같이 각진거 난 매우 좋아라 하니깐..

아..근거리다 보니 렌즈 때문에 불룩하게 나왔는데 사실 그냥 일직선이다.

음질은..뭐...그냥 무난히 듣기엔 적당한 거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좀 실망했지만 그 이유는 feature를 보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뭐라고 써있냐면

- DrumBass(TM) Technology
드럼 모양 디자인으로 놀라운 강도의 베이스

- Crystal Clear Sound
앞선 기술로 훌륭한 중고역 톤 플레이백

- Luxury Leather
패션어블 가죽 디자인 (중간에 삥 두른 형태)

- Protective Grille
음질 최적화와 내부보호를 위해 고안된 다자인

- Audio Jack Port
스피커를 추가적으로 연결하기 위함 :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위함

- Dual Color LED
충전과 재생 상태를 표시하는 두 색깔 등


이 중에 가장 거짓말이 강한 건 제일 처음 강조한 드럼앤베이스다.

아주 콱!!

원문엔 심지어 이렇게 씌어있다.
"Stunningly powerful bass"

위에 저 stunning은 보통 surprising, astonishing 보다도 더 강하게 쓰이는 말이다.
풀이하자면 쇼크받을 정도로 놀랐거나 너무 매력적일 때 최상의 찬사로 쓰일만큼 놀라운..
뭐 그런데..

막상 틀어봤을 땐 베이스 따위 어따 팔아먹었는지 하나도 안 들린다 ㅡ.,ㅡ

뻥을 쳐도 유분수지..
오히려 두번째의 크리스탈 클리어는, 저만한 덩치인데도 나름대로 고역 소리를 살려내서
순 뻥은 아닌데..아무튼 설명을 보고 나름 없던 기대를 품었던 나로서는
여간 실망이 아닐 수 없었다.

뭐 혹자는 저만한 크기와 가격에 뭐 대단한 걸 바랬냐고 할 수 있겠지만
기술의 발전의 끝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사실 최상급 사운드를 바란 건 아니다.
다만 그들이 너무 새빨간 그짓말을 했다는 거지 ㅋ

그래서 얘는 도저히 크게 들을 수는 없고, 어떤 때 쓰면 좋겠냐면
800Hz~1KHz 정도는 제일 앞으로 빼내는 거 같으니 어학용(말소리는 정말 잘 들림),
완전 초야근할 때 회사에서 아주 작은 음량으로 음악 틀 때,
집에서도 마찬가지, 허전하니까 그냥 아주 작게 틀거면 용도가 딱 맞겠다.

차라리 이것보다 싼, 그리고 더 전에 나온 X-mini 쪽이 사운드가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뭐..출장 갔을 때 내내 헤드폰 쓸 수도 없으니 충분히 본전 뽑고 잘 쓰긴 했다.

지금은 그냥 회사 서랍에 있다. ㅋ 야근으로 인해 우울해질 때를 대비해 상근 시켜놔야지 =ㅅ=

풍부한 맛이 없어서... 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