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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다루는 두 책

Coolpepper 2011. 2. 4. 19:49


청춘을 다루는 두 책.

하나는 예스24 첫 페이지에 있길래 그냥 사봤고, 김난도 선생님 책은 사서 봐야지 하면서 벼르고 있다가 산 책이다.

두 책은 청춘의 어려움을 다룬단 점 빼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
한 책은 청춘이란 이름의 찬란함만 보고  현실을 외면한 채
그 시절을 미화하는 무지를 비판하는 사실주의 책이고
또 하나는 그 청춘에게 위로와 희망을 심어주는 애정어린 글이다.

사실 '그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읽을수록 불편했다.
전부 다 속이 아릴 정도로 슬픈 현실이고 공감이 충분히 됐지만
뭔가 결말 없이 문제만 나열하고 끝난 거 같은
껄쩍지근한 느낌 때문에 불편했던 것 같다.
하긴 뭐..책 제목 자체에서도 보듯 문제제기만 하고 끝나도 별 탈 없는 책이니..

다 읽고 나서 다른 이유때문에
또 불편해졌지만 좀 있다 쓰도록 하자.

다시 돌아와서, 그 중 상당수는 내가 대학생일 때에도 이미 문제였던 점들이 많은데
-아 뭐, 그렇게까지 오래 안 됐으니까 당연한가-
훨씬 더 심각해지긴 했다. 취업문제도 그렇고 생활비 면에서도.

내가 대학생 초반일 땐 용돈 30만원으로 한달 충분히 견뎠다.
물론 이건 자취생 말고 부모님과 함께 살 때 기준.

지금 물가론 어림도 없지.

책에서는 여러 문제를 다루는 데, 나는 청춘이 공황상태에 빠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의 너무나도 심각하게 빠른 변모라고 정리하고 싶다.

그 때문에 학벌에만 의지하고, 그 때문에 모두 다 대학 가야 하고
그 때문에 소수의 기득권이 진실이라는 마스크를 쓰게 됐고
돈이나 교육, 사고방식, 사랑 등 뭐 하나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배움의 터전인 학교에서 그걸 못 하면,
하다못해 조언자가 많아야 하는데 부모님?
좋은 지지자이지만 세대 차이가 다른 나라의 한 두세배 정도까지도 차이난다.

그 시절의 지식과 지혜로 현재의 멘토가 되기엔 세상이 너무 급박하게 변한 것이다.

다음으로 선생님?

우리 세대까지만 해도 선생님은 조언자가 아니라 근엄하게 찍어누르는 권위자다.
조언 얻을 수 있는 은사는 별로 많이 있지 않았다.
사회에서 매기는 등급을 선생님들도 매기면서 학생에 따라 회초리 수를 달리 하니
말 다했지 ㅡㅡ;

사회 나오려면 조언은 커녕 요구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완벽함이고,

나와서 한참 있어보니 허망한 건
그렇게 진입장벽이 높아서 낑낑거리고 넘어왔더니
여긴 완벽함을 외치고 강요하지만 막상 본인은 그것과 거리가 먼
무책임한 요구자가 너무 많다.

부조리의 연속이다. 아주 보이지도 않는 저 끝까지도.

책에서 말하는 청춘 -다분히 대학생에 초점이 맞춰진- 그 이후에도
끝나지 않을 그들의 갈등.. 안쓰러울 정도로 답 안 나오는 현실..

그래서 씁쓸하고 불편했다.

반대로, '아프니까 청춘이다' 는 당장 2010년 이후 대학가의 현실 보다는
청춘 그 자체의 흐릿한 입지를 꼬집으면서, 그게 당연하며
힘을 내야 하고 넘어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 자체가 따뜻하다.

그러면서도 위안만 받고 끝나는 껍데기 조언이 아니고 따끔한 충고로 가득하다.

뭐 이 책은 설명보단 직접 보라는 게 훨씬 낫겠다만..

이런 책이 붐을 일으키는 건
아마도 이제까지 이런 말을 한국의 현실에 비춰서
제대로 현실을 조명하는 글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맨 자기개발은 스스로의 의지만을 소리 치는데
의지 이전에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님 조차도 이런 조언의 일부조차 못 해주는게 한국의 현실이다.

'이제는 자기를 제대로 돌아볼 때다. 돌아본 후엔 힘내서, 박차고 나가자!'
책 전체가 이렇게 말하는 거 같다.

그래. 우리는 우리를 제대로 돌아보고 진단하고 성찰할 시간이 주어진 적이 없다.
항상 '그럴 시간이 어디있냐' 라며 쫓기고 쫓겨온 일상의 연속..

지친 건 대학생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이다.
강박에 눌리며 편협한 인생길을 걷도록 강요받다시피 한 모두들..

그렇기에 자신이 청춘이 아니라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